티스토리 뷰

디자인연대기

고졸, 국비지원 학원 출신 디자이너

프로덕트디자이너 최성우 2022. 7. 24. 13:42
SMALL

글은 브런치 발행한 글이며, 기록용으로 블로그로 옮겨왔습니다.

 

대학교는 개인 사정으로 중퇴했고 디자인 전문 학원에서 UX/UI 디자인 부트캠프 경험을 통해 중소 규모 스타트업 디자이너로 첫 커리어를 시작했다.

 

첫 회사는 이공계 취업 준비생들을 위한 서비스를 하는 기업이었고 디자인팀은 본인 포함 4명 정도 있었다.

 

입사 초기엔 당장 급한 상세페이지 수정 또는 배너 만드는 운영 디자인 업무를 했지만,

운 좋게도 당시 웹사이트 리뉴얼이 필요하여 신입 주제에 사용자 페이지 구축 업무를 맡게 되었다.

 

다양한 페이지 디자인 시안 작업도 물론 어려웠지만

기획자, 개발자, 대표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무척이나 어려웠다.

 

게다가 디자인에 대한 자신감도 없던 터라.

내 시안을 보고 비판적인 질문들이 날아오면 겁부터 먹고 대답을 제대로 못했던 기억이 난다.

 

이 계기를 통해 지금까지 프로젝트 진행 시 중간 과정을 계속해서 공유하며 질문을 건네는 습관을 길렀다

'너희가 생각했던 것이 이게 맞아?', '내가 생각했을 때는 이건 이렇게 하는 게 맞지 않을까?'

효과는 굉장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디자인에 대한 논리가 뚜렷해졌고 덕분에 자신감 있게 소통할 수 있었다.

내 모든 질문들을 받아주고 있는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한다.(이 시대 물음표 살인마들이여 응원한다)

 

평생 디자인을 업으로 삼고 성장하고 싶다고 느낀 가장 결정적인 요소는 나의 사수였던 디자인 팀장님 덕분이다.

현실감 없이 패기만 두른 쌩신입 디자이너의 어처구니없는 질문들과 해결책은 생각도 안 해보고 늘어놓는 불평 불만들을 싫은 소리 하나 없이 피드백을 주었다.

 

그때 했던 질문 중 가장 기억이 나는 질문이 있는데,

 

A : '팀장님 이렇게 저렇게 고생은 했는데 생각했던 것처럼 결과가 안 좋거나 실행으로 안 옮겨지면 어떻게 해요? 저는 너무 화날 것 같아요!'

B : '모든 일에 결과만 생각하고 임하면 우리는 살 수가 없어요, 주어진 상황에서 확률을 높이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해요.'

 

팀장님의 답변을 듣고 엄청난 영감을 얻었고 나도 언젠가는 가치 있는 일을 하여 누군가에게 영감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슴속에 새겼다.

 

이때부터 였을까, 디자이너로서 성장하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생겨 어떻게 하면 훌륭한 디자인을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했고 그때 나온 결론은 꾸준함이라고 생각했다.

 

그때 내가 했던 디자인 공부 방식을 기억 속에서 끄집어 보았다

 


 

1. 핀터레스트 (https://www.pinterest.co.kr/)

디자이너들이라면 레퍼런스 조사로 흔히 사용되고 있는 핀터레스트, 쌩신입 시절 보는 눈을 기르기 위해 데일리 모닝 루틴 중 하나는 핀터레스트 핀 50~100개 추가하기였다.
매일 아침 핀을 꽂고 밤에 보드를 정리하면서 주로 사용되는 그래픽 트렌드라던지 마케팅 표현방식을 머릿속에 담았다. 실제 사용성이 필요한 웹 UI작업 보단 심미성이 강조되는 운영디자인 업무 시 빠르게 영감을 얻어 작업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도움이 많이 됐다.

 

2. 비핸스 (https://www.behance.net/)

보는 것과 직접 하는 것은 정말 다르기에 핀터레스트로 보는 눈을 기른 뒤 실제로 작업물을 만들어 공유까지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핀터레스트와 버금가는 세계에 다양한 디자인 포트폴리오와 작업물들이 아카이빙 되는 플랫폼 비핸스를 통해 매일 매일 새로운 키워드를 주고 그 키워드를 활용해 디자인 아웃풋을 만들어 보는 Daily UI라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업로드도 해봤다 (창피하지만 100일까지 미션이 있는데 그중 20일까지 밖에 지속하지 못했다.)

 

3. 구글 머티리얼 디자인 (https://material.io/)

UI/UX 디자이너라면 모를 수 없는 구글 머티리얼 디자인 디자인 공부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약 4년 정도 됐는데 아직까지 한번씩 들어가 계속해서 확인하게 된다. 구글/애플/IBM 등에서 나온 디자인 시스템 가이드를 보며 UI/GUI 디자인에는 더 이상 혁신이란 것이 존재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는 데이터와 연구에서 나오는 지식들로 기본적인 디자인 방법론을 추구한다.

 

4. 모빈 (https://mobbin.design/browse/ios/apps)

수많은 IOS/Android 앱 스크린을 아카이빙 해놓은 서비스다. 앱 디자인시 다양한 페이지를 확인해 보려면 앱을 다운로드 받고 회원가입도 하고 일일이 캡처해야 하는 등 번거로운 작업을 반복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모빈에서는 쉽게 해외 앱 화면들을 확인할 수 있다. 핀터레스트나 비핸스와 같은 플랫폼의 경우 포트폴리오를 위한 컨셉디자인이 많아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어 실제 운영되고 있는 서비스들을 보고 프로젝트 작업에 참고하는 편이다.
국내 앱의 경우 wwit(https://wwit.design/) 이 곳을 참고하길 바란다.

 


 

신입 디자이너였음에도 불구하고 워낙 성장 욕구와 책임감이 강했던 터라 다양한 경력을 가진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에서도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도록 엄청 노력했고 특히 당시 대표님이 다이렉트로 준 프로젝트를 홀로 진행했었는데 나름 좋은 결과로 이어져 짧은 기간 안에 인정을 받았던 것 같다.

너무 빠르게 인정을 받아서일까 더 큰 우물에서 놀고 싶고 더욱 훌륭한 팀원들이 있는 곳으로 가고 싶다고 느꼈다. 이때 디자인팀장님께서 내가 퇴사를 하고 싶다는 말을 꺼내자 눈물을 흘리셨던 기억이 나는데, 4년이 지난 지금 글을 쓰면서도 그때의 감정이 올라오는 것 같다.

 


첫 회사는 그렇게 6개월 만에 퇴사를 했다.

LIST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Total
Today
Yesterday
글 보관함